1.1. 이야기 이끌어내기


기사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누군가와 즉석 대면인터뷰 (walk-in) 를 진행하게 되거나 — 사람들이 흔히 무례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 전화 인터뷰 (phone-in) 를 하게 될 수도 있다. 만약 꼭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싶은 취재원에게서 지속적으로 거절당하는 경우라면, 그의 사무실에 있는 대기실 또는 로비에서 기다리거나 그가 나타날 공식 행사에 가서 만날 순간을 기다리는 이른바 ‘잠복 (stake-out)’ 을 해봐도 좋다. 그러나 이 전략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따라서 마치 매복해 있다가 습격 (ambush, 앰부시)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취재 대상을 만나면 정중하게 자신을 소개하고 대화의 기회를 갖고자 한다는 의사를 알리라. 만약 그가 의심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 사람의 네트워크 내에서 대화의 문을 열어 줄 중간자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보통 기업, 기관, 정부 또는 준국가기관의 언론 관련 부서를 통해 하게 되는 인터뷰 요청은 공식적인 방법이다. 어떤 경우에도 정중하게 하라.

누군가에게 전화하기 전이나 만나기 전에 인터뷰의 모든 요점을 포함하는 짧은 소개말을 준비해 연습해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 당신은 기자로서 상대방의 무엇을 드러낼 것인가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어떤 상황에서 당신의 직업을 숨기고 영업사원 등 다른 누군가인 척 할 것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그 ‘역할’을 설득력있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어떻게 평소에 만난 누군가를 미래에 다시 연락할 취재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연습해 보라. 계획을 세우고 논의할 내용을 리스트로 정리해보라. 이 사람은 무엇에 관심을 가질까? 어떻게 하면 취재원이 직장에서의 이슈를 이야기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고위 공무원과 바텐더를 대상으로 소통하는 접근법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첩보를 결코 무시하지 말라. 인터뷰에 필요한 시간 약속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잡으라. 정부 부처의 장관 인터뷰는 15분이 긴 시간이겠지만,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의 경우에는 마음을 열기까지 하루 종일이 걸릴 수도 있다.

취재원이 당신에게 미리 질문을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면 그렇게 해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보통 좋은 습관이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질의하고자 하는 주제의 전반적인 개요를 보내도록 하라. 특정 내용에 대해 미리 분석할 시간이 필요한 전문가와 인터뷰할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미리 질문을 공유하게 되면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인 인터뷰가 된다. 그리고 항상 더 많은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후속 질문을 할 권리를 행사하라.

취재원이 당신과의 만남을 거절하고 입장문만을 전달하기를 원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기사에 이를 어떻게 반영하는 것이 최선인지 데스크와 상의해야 할 것이다. 영국 탐사저널리즘센터 (Centre for Investigative Journalism) 은 BBC 가 표준으로 사용하는 다음의 문구를 사용하기를 제안하고 있다. ‘우리는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다음의 입장문만을 팩스를 통해 전달해왔다’라는 문구를 넣고 바로 뒤에 입장문 전문을 공개하는 방법이다.

취재원이 당신과 대화를 원한다면 적절한 장소를 선택하라. 취재원의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면 홈그라운드이므로 그들이 심리적 우위에 서게 된다. 또한 이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들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신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게되면 당신이 심리적인 우위를 점하게 되겠지만 취재원이 안정감을 느끼기에는 너무 공적인 자리라고 느낄 것이다. 인터뷰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라. 그리고 인터뷰가 공적인 장소에서 가장 성공적일지 사적인 장소에서 성공적일지 생각하라. 당신이 조성하고 싶은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 대화 내용 녹음이 불가능할지도 모르니 주변 소음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도 생각해보라.

공식적인 인터뷰일 경우에는 인터뷰 대상이 이후에 인터뷰 일정을 잊어버렸다고 할 수 없게 사전에 전화통화, 이메일 또는 팩스를 통해 세부 사항을 확정지어야 한다. 다시 전화 주겠다고 약속하는 비서들의 연락을 기다리지 말라. 답이 오기까지 합리적인 시간을 주고, 그래도 회신이 오지 않을 경우에는 다시 전화를 하라. 집요해지되 성가신 사람이 되지는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