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관련 탐사보도 대부분은 제보에서 시작된다. 경찰국장이 연루된 차량절도 사건에 대한 경찰 내부자 제보, 복수심에 불타는 전부인이 자신이 구독하는 신문사에 전남편의 탈세 사실 제보, 정치인이 친분이 있는 신문 편집장에게 정부 입찰계약을 딴 한 회사와 담당 공무원 사이에 거래 사실을 제보하는 등 여러 예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보와 고발을 있는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사실이 아닌 경우도 있고 누군가를 고의적으로 곤경에 빠트리려고 지어낸 경우도 있다. 일부만 사실이고 나머지는 한쪽에 유리하게 조작한 것일 수도 있다. 사실이든 아니든 기사 방향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려보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제보를 받으면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점이 있다.

  • > 제보를 받지 않았더라도 과연 이 주제로 기사를 썼을 것인가?
  • >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의 이슈인가?
  • > 이 주제가 공공의 이익과 관련이 있는가?

예를 들어 경찰국장이 연루된 차량절도 사건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대답은 모두 ‘그렇다(yes)’가 될 것이다.


부패동전의 양면과 같은 주제

입찰 담당자의 비리나 탈세한 전남편에 대한 제보는 어떤가? 비리 공무원 한 명을 더 보도한다고 해서 사회 정의나 공익에 큰 영향이 있을까? 부정부패, 탈세가 구조적으로 만연한 나라나 특정 집단의 경우 공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사람의 비리를 폭로하면 다른 사람들도 ‘겁’을 먹게 되고 비리가 억제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기자들도 있다. 일정 부분 사실이기는 하다. 폭로를 통해 어느정도 잠재적 비리를 억제하고 비리 금액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납세자의 돈이라면 국민들도 알 권리가 있다. 그러나 비리를 저지른 수많은 사람들을 언론에서 보도한다 하더라도 구조적 비리에서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조직이나 거래 관행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구조적 비리, 심지어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 내에서도 구조적 비리가 발견된다.

그러나 기자는 하나의 부패 사건을 기사로 다루며 탈세, 뇌물수수 등의 비리를 방조하는 구조적 허점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탐사보도에서 병원 탈세 사건과 병원의 재원 부족과의 연관성을 찾아낸다면 하나의 탈세 사건이 아닌 의료계 전체의 문제를 대중에 알리는데 기여하게 된다. 만약 정치권이 부패척결을 내세워 자신의 비리가 아닌 다른 곳으로 대중의 관심을 돌리려고 한다면, 기자는 이러한 정치권의 이면을 독자에게 알려야 한다.